산부인과 진료실에는 사랑도 있고 이별도 있고, ‘위기’도 있다.
남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직장인 A씨는 생식기가 가렵고 화끈거려 산부인과를 찾았다가 클라미디어와 트리코모나스균이라는 성병성 세균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 남자친구 때문에 성병에 감염됐다고 생각한 A씨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 파혼을 생각하며 남자친구에게 성병검사를 받게 했지만 ‘지극히 정상’이라는 검사결과를 받아 오히려 남자친구의 의심과 오해로 사이가 더 벌어지게 됐다.
자존심도 상하고 증상은 나아지지도 않고, 머리 속이 복잡한 A씨, 도대체 ‘딴 짓은 생각도 안 해본 A씨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들은 그나마 결혼 전 커플이지만 실제 부부 사이에서는 비슷한 일로 이혼얘기가 오갈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경우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섣부른 의심과 오해는 금물’이다.
# 위생상 문제와 질내 면역력 저하로 잠복됐다 발현되기도
정상적인 여성의 질내에는 유산균을 포함한 다수의 세균들이 공생한다. 건강한 면역상황을 가진 경우에는 일부 병균이 증가해도 별다른 이상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빈번한 질세척과 항생제 남용 및 월경주기나 호르몬 분비상태에 따라 질내 환경은 수시로 변화하며, 면역력이 금새 약화될 수 있다. 이럴 때 대중탕이나 사우나, 수영장 등에서 우연히 접촉한 트리코모나스나 클라미디어 등의 균에 접촉해 쉽게 감염될 수 있다.